만두, 그 슬픈 이름의 진상

나는 만두를 무척 좋아한다.

작년에 신림동에 있을 때도 만두를 자주 사 먹었고,

집에 돌아온 지금도 만두를 자주 사먹는다.


우리 집 조금 위쪽에 조그마한 만두가게가 하나 생겼기 때문이다.

(그 전에는 집 근처에 만두를 파는 곳이 없어서 잘 사먹질 않았다.
귀차니즘은 어쩔 수 없는 모양이다 -.-)


위 사진과는 좀 다르지만,

예쁘게 색이 들어간 (반죽에 뭔가를 넣어서 그런데..잘 기억이 나질 않는다)

만두 11개(단골이라서 하나를 더 주신다)에 2000원..


그리 싼 가격은 아니지만,

공부를 마치고 지하철에서 꾸벅꾸벅 졸다가(때로는 책도 보며 -.-)

역사 바깥으로 나와..서울의 찬 공기를 들이쉬면서 만두집으로 향하는

나의 발걸음은 언제나 늘 가벼웠다.



그동안 스터디를 한답시고 바쁜척하느라 만두가게를 가보질 못했다가

정말 오랜만에 가볼 수 있었다.

손님이 아무도 없는, 조용한 가게 한 구석에

아저씨는 멍하니.. 천장을 응시하고 계셨다.


무슨 말을 해야 할까..

어떤 말도 위로가 되지 않을텐데..


가난한 서민에게 있어 그 가게는 인생의 전부나 다름없는 것임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기에..

나는 조용히 만두가 든 비닐봉지를 든채 그곳을 나설 수 밖에 없었다.



빌어먹을 언론은 대체 뭘하고 있는 것인가.

광우병, 돼지 콜레라, 조류독감..

그래서 먹으면 다 죽었는가?



무엇이 문제인지, 어떤 위험이 있는지, 그리고 그 위험을 피할 방법은 있는지..

정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주는 건 그대들의 임무 중 하나가 아니었는가?



한달 뒤 쯤에 만두가게 문닫는 소리가 전국에 울려퍼지면

그때서야 만두먹기 캠페인이라도 벌일 것인가?

그렇게 늦게서야 외양간 고칠 때까지 수많은 사람들이 흘릴 눈물은

도대체 누가 보상해 줄 것인가?



잘못을 한 사람들은 마땅히, 그에 상응하는 벌을 받아야 겠지만

이 죄없는 피해자는 누가 구해줄 수 있단 말인가?



만두에 쓰레기를 넣었으니까, 먹지마라 ..

그걸로 끝이면 만두라는 식품은 이제 대한민국에서 사라지라는 말인가?




그들의 눈물을 닦아주고 싶지만

내 힘이 부족한 것이 너무나도 분하다.

정말 분하다.

by 크로와상 | 2004/06/12 19:03 | critique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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