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폭력 가해자의 인권은 사법권을 가진 국가를 상대로 용의자와 재소자의 권리 차원에서
주장되어야 하는 것이지, 피해 여성을 상대로 경합되거나 주장될 수는 없는 것이다."
" 인권의 보편주의는 근대적 인권 개념의 성과이자 한계이다. 보편적 인권은 피억압자에게
인권을 부여할 수 있는 근거가 되지만, 성차별주의(인종주의, 이성애주의...) 등 구체적인
제도들의 사회적 작용을 고려하여 맥락적으로 해석하지 않는다면, 인권의 보편성은
억압 세력의 지배 전략이 될 수도 있다.
타인의 재물을 절취한 자는 6년 이하의 징역 또는 ...에 처한다는 규정은 평등하지 않다.
부자는 절도할 가능성이 없기 때문이다. 이 규정은 가난한 사람들에게만 적용된다.
이처럼 개인이 갖는 권리의 내용은 그 개인이 속해 있는 성별, 인종, 계급 등 사회적 위치에
따라 달라진다. 인권은 사회의 권력 관계와 관련 없이 추상적, 초월적으로 본래 존재하는
개념이 아니라, 구성되고 쟁취되는 경합적 가치이다. 인권은 언제나 피억압 집단의
개입을 기다리는 과정적 개념인 것이다."
" 한국 사회에서 노인 문제에 대한 일반적인 통념은, 나이 듦은 생물학적 문제라는 전제 아래
사회운동이나 정치적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소외 계층에 대한 잔여적 복지 정책의 시혜
대상으로 간주하는 것이다."
" 한국 사회의 청년운동 혹은 학생운동은 기본적으로 지사적, 선민적 운동이다...사회의 주체,
즉 노동과 성과 사랑, 욕망의 주체는 젊은이(남성)로 한정된다.
따라서 표준적 인간 범주에서 제외된 노인은 복지의 대상일 뿐이다."
" 한국 사회에서 연령주의는 두 가지 방식으로 작동된다. 나이에 맞게 살아야 한다는 이른바
'생애 주기'식의 연령주의와 나이가 차별의 근거가 되는 연소자/연장자 우선주의다.
우리는 삶 전반에 걸쳐 특정한 나이에 맞는 정상성을 요구하고 요구받는다. 성별과 나이는
사회의 기본 질서이다.
연령 차별은 전 세대에 걸쳐 이뤄지고 있지만 성별, 인종 등과 달리
고정된 피해 집단이 없다는 특성 때문에 뿌리 뽑기가 무척 어렵다.
나이가 들면서 피해자와 가해자는 뒤바뀌기도 한다.
인간의 나이는 임의적인 인식과 제도의 산물이다."
※ 본 포스트의 내용은 정희진 저, '페미니즘의 도전 - 한국 사회 일상의 성정치학'
에서 발췌한 것으로 해당 내용의 저작권은 정희진 교수와 도서출판 교양인에게
있음을 밝힙니다.
# by 키엘 | 2007/07/01 14:03 |
critique |
트랙백 |
덧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