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조, 국가주의의 완성

근대 체조의 시작은 프리드리히 루드비히 얀으로 부터 출발한다.
그는 고대 로마의 시인 유베날리스의 유명한 싯구인

"건전한 신체에 건전한 정신"을 표어로 삼아
(물론 유베날리스의 싯구의 의미와는 정반대의 의미로 해석해서...)

그때 갓 출범한 독일 연방이 영국과 프랑스가 만들어낸
근대적 민족국가라는 틀을 독일 연방에서 건설하려는 "부르셴샤프트 운동"의
도구로 각종 기계 체조를 고안해 내었다.

그 당시 독일의 형편은 나폴레옹의 침략에 맞서 프로이센의 각 영주들이
느슨한 형태의 동맹을 취하며 이것이 독일 연방의 기초가 되었고,

이때 독일의 젊은이들 가운데서 "자유와 통일"이라는
이름으로 독일 연방을 강고히 하려는 시도가 부르셴사프트 운동이었다.
이때 얀이 고안해낸 체조는 외세와 맞서기 위해서는 강한 체력을
갖추어야 한다는 지론에서 출발하였고 이때 체조는 말만 체조였지
거의 군사훈련과 같았다.

후에 독일 연방의 재상이 되는
비스마르크도 체조를 훈련했는데,
그는 "체조만 생각하면 지긋지긋하다"라고 했단다.


이것으로부터 시작된 체육의 민족화는 히틀러에 의해 절정에 다다르게 된다.
베를린 올림픽이 역사상 최대의 정치 올림픽이었다는데에는
아무런 이견이 없을 정도니깐...그 그 뒤의 올림픽이
과연 그 이상 순수하였는지는 의문이지만...

다 알다시피 체육에 대한 히틀러의 광적인 시도는 막스 슈멜링의 KO패,
제시 오웬스의 100M, 손기정님의 마라톤 제패 때문에 좀 시들시들해지기도
했지만...

그뒤 체육의 국가적인 지원과 관심은 진정한 사회주의를 이루지못한
짝퉁 공산주의 국가에게서 빛을 보게된다. 소련과 동독의 하계 동계 올림픽에서의
질주와 루마니아등 동구권 국가의 강세 등등...

특히 인간의 극한에 달하는 신체적인 완성을 요하는 체조의 경우는
소련과 동구권 국가의 독주로 이어지게 된다.
한편으로는 동양적인 국가관을 충실히 지켜나가온 일본도 한 자리를
차지하게 되는데 이는 전후 도쿄 올림픽을 국가 정신의 고양을 목표로
내세운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

이때 서구권국가는 기계와 같은 완성을 보여주는 동구권의 여자체조를
(베라 차슬라프스카, 올가 코르부트, 넬리킴, 드디어 코마네치) 시기와 함께
비난하기에 이른다. 물론 그건 자신들이 도전하지 못할 기계적인 완성미에 대한
질투에서 비롯된 것일게다.


공산권 몰락후 이제 체조는 마지막 영광의 뿌리를 잡고있는 구 공산권 국가와
새로운 세력으로 자리잡고 있는 동아시아 삼국, 그리고 이제 또 다른 형태의
패권주의 국가인 미국으로 재편되고 있다. 특히 미국의 경우 막대한 경제력으로
동구권 국가의 유명 코치들을 수입하여 새로운 강국으로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그들이 비난했던 국가주의를 이제 그대로 다시 밟고 있는것이다.

물론 60년대의 미국은 충분히 비난할 자격이 있었다. 지배세력은 어쨌든 간에
국민과 언론에는 가장 중요한 인권을 이야기 하고 그것을 차분히 실천해 나가고
있었던 시대였기 때문이다.


이제 2000년의 미국은 국가 전체가 국가주의의 유령에 사로잡혀 염치도 모르고
날뛰고 있고 그들은 과거 또는 현재의 전체주의 국가에 대해 비난할 자격을
잃어버렸다. 같은 쓰레기가 되었기 때문에...뭐 내 쓰레기가 더 나은것이라고
하면 할말을 잃지만...더 나은지 어쩐지는 모르겠지만서두...

과거 동계올림픽에서 소련을 이긴 아이스하키 팀 영화를 재 촬영한다고들 한다.
영화 제목은 "미라클..." 예전에도 했던 영화였지만 요즘 국가주의 붐을 타면
한 몫 잡겠다고 생각했겠지...

그리고 프로 경기장에서 성조기 휘날리며 국가가 울려퍼진다.
그걸 못마땅하게 생각하고 거부하는 카를로스 델가도에게 비난을 한다.

그렇다. 체육에서 비추어지는 국가주의 망령을 구 공산권 국가에게서 보았다면
이제는 USA라는 역사상 비교대상이 없는 패권국가에게서 본다.

이건 정말 지옥이다.

스포츠가 국가주의로...
그것도 USA라는 국가의 철딱서니 없는 영향으로 스며드는건...

과거 미국의 스포츠는 개인과 조직의 감동을 목표로 하였고
이제는 국가라는 이름으로 그걸 대체하고 있다.

교묘한 방법으로...

그리고 내가 좋아하던 미국의 스포츠는 쓰레기가 되었다.

오늘 체조를 보고 새로운 전체주의 국가 양키가 빼앗아가고
그걸 패권국가의 시다바리가 되는걸
아주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쪽바리가 도와준걸 보면서 이건 운명이군...

하고 생각하게 되었다.


이제 채점제 스포츠는 영원히 사라지길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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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씩 들리곤 하는 후추(www.hoochoo.com)라는 사이트에서
이성호(kt101sh)님이 올린 글을 퍼왔다. 체조라는 스포츠종목의
기원에 대해서 짤막하나마 알 수 있게 서술된 글이다.

체조경기를 안봐서 모르겠지만,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88올림픽 당시에도 편파판정이 수두룩했다는 건,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일이고.. 올림픽에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해서는 안될테니까.

(아직까지 아마추어리즘의 대제전..이라고 기대 - 생각하는 분들은
몇 없을테니 - 하시는 분들이 있다면 당장 접으시는게 정신건강에
좋을듯 싶다)


올림픽은 화려하게 치장된 상업주의 스포츠의 축제 중 하나일 뿐이고,
(규모에 비해선 단일종목으로만 구성되는 월드컵에 미치지 못하지만
역사와 상징성에서 점수를 더 줄 수 있을까..)

우리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선을 다한 선수들에게 박수를 쳐주면
되는 것이다. 올림픽 자체가 타락했을지라도, 젊음을 바친 그들에게는
그 어떤 격려와 위로가 아깝지 않을 것이니..
by 크로와상 | 2004/08/19 23:43 | critique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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