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읽어보세요. 참고로 이글도 깁니다ㅠ,ㅠ 먼저 이 글은 링크된 글에 대한 단상임을 밝힙니다.
'퇴마록'으로 유명한 이우혁씨가 쓴 글이구요, (판타지소설에 대해 잘
모르신다면 그쪽 작가인가부다..라고 생각해주시면 되겠습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중국의 '동북공정'에 대한 전반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헌데, 이상한 것은 글이 얼핏 보기에는 논리적으로 보이나
실제로는 불분명한 근거에 민족주의적인
(혹은 국수주의쪽으로 약간 기운)
감정을 담아 서술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링크된 글에 대한 의문점을 중심으로 논의를 풀어가고자
합니다. 조금 지겨우실지도 모르겠네요.
1. 중국의 이른바 '동북공정'이 과연 아시아의 통합을 목적으로 하는
중화패권주의의 일환인가 하는 점. 우선 이우혁씨는 중국의 '동북공정' 이 중화패권주의의 발로에서 나온
것이라고 전제를 합니다. 바로 이 전제에서부터 문제가 시작됩니다.
이우혁씨는 중국이 주류인 한족과 다양한 소수민족으로 이루어진 국가
라는 것을 이야기하면서, 한족이 다른 민족들을 하나의 중국 안으로
수렴하기 위하여 그들이 행한 여러가지 행위를 나열합니다.
한국의 국제사회 등장은 만주에 살고 있는 조선족들의 정체성에 혼란을
가져다 준것은 사실입니다. 여기까지는 저도 이우혁씨의 인식에
어느 정도는 동의하지만, 동북공정의 원인에 대해서는 견해를 달리합니다.
이우혁씨는 중국이 분열을 막기 위해 고구려의 역사를 말살시키려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리고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서 이것은 중화패권주의의
일환이라고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그의 글에는 동북공정이 중화패권주의의 일환이 된다는 분석에
대한 치밀한 검증이 결여되어 있습니다. 동북공정이 중국 중심의 패권주의
의 도구라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니냐.. 라고 말할 분들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자국의 소수민족 통합을 위한 것과 아시아를 중국 주도의 패권영역화
한다는 얘기는 그 차원이 다릅니다.
전자는 민족간의 갈등, 소수민족 탄압,
정체성의 일원화 등으로 말할 수 있다면,
후자는 명백한 침략적 사관으로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일본의 경우가 이에 해당하겠지요)
양자 모두 옳다고 이야기하기는 힘들지만, 후자의 경우는
더더욱 부정적으로 볼 수 밖에 없다는 것은 다들 동의하실 것입니다.
그런데, 이우혁씨의 글은 분열방지 -> 중화패권주의로 넘어가는 논리에
있어서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가 너무나도 박약합니다.
다양한 민족으로 이루어진 나라, 그리고 그에 따른 소수민족 탄압,
그들의 완전한 편입을 위해 역사와 글을 지워버린 그들의 집요함..
이라는 과거의 행적이 현재의 동북공정과 어느정도 연결될 수 있을 지는
몰라도 일본의 역사왜곡과 동일선상에서 놓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중국의 동북공정은 그 이면에 중화패권주의의 미소가 담겨있을지는
모르나, 그 실질적인 필요성은 - 이우혁씨는 중국의 패권이라고 주장
하지만 - 만주의 조선족 통제의 필요에서 기인합니다.
만주의 조선족들은 반세기 이상 중국인으로 살아왔습니다. 그리고
중국 정부에서도 그들을 당연히 중국인으로 대우해주었구요. 하지만
최근 국제사회에 있어서 우리나라 위상의 비약적인 성장은 그들의
정체성에 있어서 혼란을 야기하게 됩니다.
아주 가까운 곳에 자신들과 같은 민족이 국가를 이루고 있고,
이전처럼 가난에 찌든 국가가 아니라
동경의 대상이 될 정도의 국가가 되었다는 점.
이것은 하나의 중국을 꿈꾸는 중국 정부에 있어서 심각한 골칫거리를
안겨주게 됩니다. 다양한 소수민족이 공존하는 중국에서 조선족의
이탈은 타 소수민족의 이탈이라는 도미노 현상으로 이어지고,
현재의 중국이 과거 소비에트 연방이 경험했던 민족국가의 설립으로
붕괴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좋은 일이기는 하나, 중국에게 있어서는 심각한 위기감을 안겨주게
되죠)
여기까지는 확실합니다. 하지만 중화패권주의에 대한 이야기는
현재까지로는 음모론의 수준에 불과합니다. 설득력있는 음모론일 뿐이죠.
이 문제의 본질은 어디까지나 조선족의 포지셔닝입니다.
조선족은 한국인이냐, 중국인이냐 하는 것이죠.
동북공정이 이러한 이유에서 나온 것임에도 불구하고, 조선족에 대한
확고한 이해, 정책 수립 없이는 변죽만 때리다 끝날 것이 분명합니다.
2. 중국의 인권문제와 동북공정이 도대체 무슨 관계인가? 논리의 하자는 줄곧 든 예에서 계속적으로 드러납니다. 이것은 이우혁씨가
애초부터 중국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고 - 저는 이러한 그의
태도가 민족주의라고 하기는 어렵다고 봅니다. 약간은 배타적이죠 -
그러한 그의 감정은 논리적으로 연관성이 없는 예시와 글발이 받쳐주는
가운데 자연스럽게 용해되어 얼핏 보기에는 대단히 논리 정연한
주장으로 비춰보이게 됩니다.
딱 하나만 들어도 분명하게 드러납니다.
자본주의를 받아들였다고는 하나, 여전히 정치체제는 공산주의 일당독재
하에 있는 중국, 소수민족에 대한 무자비한 탄압, 조금만 관심을 가진다면
알 수 있는 수많은 인권유린 등등의 부정적인 면들을 나열하면서 은연 중에
"중국은 무서운 나라다. 일본과는 또 다른 측면에서 우리에게는 공포의
존재다"
라는 생각을 무의식 중에 주입시킵니다. 이러한 예시는 논리적으로는
아무런 연관이 없는 동북공정과 결합이 되어 막강한 힘을 발휘합니다.
"이 정도의 나라니까, 동북공정 따위로 아시아 패권을 노리는 것은
당연한 것이 아니겠느냐" 라는 식의 논리를 심어주는 것이죠.
그래서, 이 글을 끝까지 읽고 난 후에는 자연스럽게 감정적으로
이 글의 논지에 동조하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결론에 대해서 첨언하자면,
논리의 비약(1)과 관련없는 사안을 연계시키는 기교(2)에
안타깝기까지 하지만, 중간중간에 드러나는 현 정세에 대한 판단과
인터넷 사용(?)으로 귀결되는 결론에 이르면 글쓴이의 사회과학적 소양에
대해서 의심을 느끼게 합니다. 감정적으로 나가지 말자는 원론적인
주장에는 동의하지만, 인터넷을 통해서 중국 인민을 계몽하자는
주장은 허탈한 실소를 머금게 만듭니다.
개인적 차원에서의 시도를 주장하는 의도를 모르는 바는 아니나
(정부와 학계에 대한 불신이죠)
그 단계를 좀 벗어날 수는 없는 것인지.. 아쉬움이 조금은 남네요.
무관심을 넘어설 수는 없는 것인지,
그놈의 욕하면서 카타르시스 느끼는 버릇은 좀 고칠 수 없는지,
강렬한 파토스적 정서에 기반한 정세 판단보다는 냉철한 이성에
기대어 바라볼 수는 없는지..
갈 길이 멀다 ㅡ 는 것이야 잘 알고 있지만,
그래도 조금은 가까웠으면 하는 게
사람의 마음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