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경기 - 임요환 vs 안기효 in R-Point개인적으로 가장 흥미가 가는 대진이다.
최근 프로토스전을 어느 정도 극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임요환 선수.
이른바 3대 토스 내지는 4대 토스 반열에는 끼지 못했지만
여전히 가능성은 보여주고 있는 안기효 선수. (그 기간이 좀 길어지고 있다는 것이 문제)
우선 맵을 보자면 알포인트는 프로토스가 테란에게 전적상 앞서 있는 맵이다.
그러나 알포인트전의 테프전이 기존의 전적처럼 프로토스에게 반드시 유리하다고만은
볼 수 없는 이유가 몇가지 있기는 하다. 테란의 병력을 잡아먹을 수 있는 넓은 평원이
없다는 것과 캐리어 쓰기에 그닥 좋지 않다는 점 때문이다.
이러한 점 때문에 어느 정도 러시거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프로토스가 무난하게
물량전을 유도하고 캐리어로 전환하더라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캐리어 쓰기가
그리 좋지 않기 때문에 지상전에서 확고한 우위를 점한 후에 전환하고자 하는
경향이 있으며, 그러다가 테란의 업그레이드 잘 된 메카닉 병력에 밀리는 경우도
자주 보였다.)
최근 엄재경 해설위원이 몇몇 선수들의 말을 인용하면서 '알포인트는 테란맵이다'
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라고 말한 것은 바로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두 선수의 맵 전적에서 눈에 띄는 것은,
임요환 선수는 이 맵에서의 경험이 많으며 (9전)
압도적인 승률(8승1패)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 반해
(프로토스전은 2승1패 -
강민에게 승리를 거둔 적이 있다는 점에 주목!)
안기효 선수는 테란전 전적이 아직 없다는 것도 이색적인 점이다.
무엇보다도 오늘 승부에서 가장 주안점을 둘 부분은 바로 초반의 빌드다.
테란이 한동안 프로토스와의 승부에서 주도권을 잡을 수 있었던 이유는
초반 빌드 싸움에서 백전백승했기 때문이었다.바로 방송경기에서 차재욱 선수가 최초로 선보인 차재욱식 패스트 더블(이하 FD) 빌드
때문이다. 이 빌드는 조정현식 원조 건담러쉬를 변형한 것으로 6마린 1탱크(노시즈업) 1scv
1벌쳐(나오면서 마인업)로 초반 강력한 압박을 가해서 프로토스에게 멀티 대신 드래군
생산을 강요하고, 자신은 그 타이밍에 프로토스보다 빠른 멀티를 가져가는 빌드다.
원래 프로토스가 테란과 지상병력으로 대등한 싸움을 벌이려면 멀티가 한 타이밍 빨라야
함에도 오히려 테란이 앞마당을 빨리 가져가기 때문에 프로토스에게는 분명 취약한
타이밍이 나오게 된다. (2번째 멀티를 활성화시키면서 게이트 늘리는 타이밍)
그리고 프로토스가 그 타이밍을 대비하기 위해 병력을 늘리면, 테란은 멀티를
더 가져가면서 추후의 물량전을 준비하기 때문에 프로토스로서는 더욱 난감해진다.
특히 알포인트 같은 맵은 캐리어 활용도 그리 수월하지 않기 때문에
후반으로 간다고 해도 프로토스가 승리를 장담하기는 어렵다. 테란의 강력한 메카닉
병력에 대항하여 캐리어-템플러-질럿-드래군 조합으로 연전연승을 거두어야
(한번이라도 밀리면 뒤집기 힘들다) 이길 수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프로토스는 초반 빌드 싸움에서 밀리는 점에 대한 철저한 대비를 해야 한다.
약점 없는 빌드는 없으며,
대부분의 원팩류 패스트 멀티 빌드는 다크템플러에 극히
취약한 단점을 안고 있다. 이 빌드 역시 상성상 다템에 약하기 때문에 그 점을
활용하는 것도 괜찮을 것이다. (박정석 선수가 프로리그에서 이병민 선수를 잡을 때
다크템플러를 적절히 활용해서 이긴 적이 있었다)
아니면, 앞마당을 늦게 가져가더라도 늦은 리버, 템플러 견제를 통해서 테란의
멀티 타이밍과 진출 타이밍을 최대한 견제하면서 자신은 빠르게 두번째 멀티를
가져간다면 물량에 자신 있는 안기효로서는 어느 정도 승산 있는 싸움을 유도할 수
있을 것이다. (엠비시 게임 패자4강에서 박정석 선수가 최연성 선수를 셧아웃시킬 때
이러한 그림을 만들어가면서 무난하게 승리할 수 있었다)
물론, 이러한 예상은 어디까지나 임요환 선수가 최근의 무난한 프로토스전 감각을
유지했을 때에 한정되는 것이다. 예전처럼 미숙한 모습들(어설프게 진출하다가
병력 소진하고 프로토스의 무난한 추가 멀티 허용, 센터 대회전에서 탱크 한꺼번에
시즈모드하다가 셔틀질럿에 순식간에 탱크 모두 잃고 병력 전멸 등등)을
보인다면 무난한 안기효 선수의 승리가 예상된다. 이 점은 ckcg에 출전했던
임요환 선수의 컨디션이 얼마나 회복됐는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론 승부는 초반에 갈릴 것으로 예상한다.지난 듀얼토너먼트 1위 결정전에서도 안기효 선수가 루나에서는 초반 기습적인
질럿 활용으로 승리한 적이 있었지만, 포르테에서는 FD에 빠른 앞마당 허용한 후
별로 한 것 없이 무난하게 진 기억을 되살려 본다면 어느 정도 공감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보통 깜짝 전략하면 임요환 선수가 할 것이라고 예상하지만,
오늘 같은 상황이라면 안기효 선수가 한번 해봄직도 하다.
물론 그런 점을 노리고 역으로 임요환 선수가 찌를 수도 있는 것이기도 하겠지만,
최근 프로토스 전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는 임요환 선수가 굳이 첫경기부터 그런
모험수를 둘지는 의문이다.
초반에 두 선수가 내미는 한 수 한 수에 신경을 집중하고 시청한다면
아주 재미있는 경기를 감상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즐거운 금요일 밤 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