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연합뉴스에서 보도한 서울대 농활에서 발생한 '성폭력' 사건에 대한
기사를 접하고 헛웃음을 내지른 적이 있었다. 기사에 의하면 농촌 어른들께서
학생들에게 '아가씨' 등의 호칭을 사용했고, 그에 대해 서울대 측이 반발하여
철수했다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었다.
마지막에는 예전의 사례를 들어가면서 은근히 서울대 측이 문제가 있지
않느냐는 뉘앙스를 풍겨가면서 말이다.
내가 보기에는 그 기사는 직접 취재한 것인지 여부 자체가 의심스러웠고,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라, 그런 말만으로 조직 전체가 철수한다는 것이
과연 있을 수 있는 일인가.)
형식적으로는 쌍방의 의견을 모두 담아낸 것처럼 서술되어 있지만,
정작 궁금할만한 알맹이는 빠져있었다. 서울대 측은 신체적 성폭력까지
있었다고 주장했고, 농민회측은 그런 것은 없었다고 주장하는 것인데,
왜 사실관계에 대한 의문은 접어둔 채, 그깟 '아가씨' 따위의 말장난
위주로 기사를 풀어나갔느냔 말이다.
이제 많이 얻어맞은 서울대 측에서는 항변을 하기 시작했고, 농민회 측도
그에 대한 반박을 하고 있다. 이런 뻔한 구도는 충분히 예측가능한
것이었는데, 기사의 선정성과 상업성을 위해서 제대로 된 취재 없이
성급하게 써갈겨댔으니 언론윤리적인 문제가 발생하지 않겠는가.
사실관계가 분명치 않아 쌍방대립이 있으면 그것에 맞추어 차분하게
서술하면 그만일 것을, 왜 결론을 내려 미리 심판을 하는가.
하여간, '서울대 + 여성주의' 라는
씹어대기 좋은 먹이감이 나타나면, 걸렸다 싶어 냉큼 물어 뜯는
습성을 언론이 반복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하긴 우리나라 제도권 언론매체 중에서 제대로 된 것이 과연 있기나
하는지 의심스러우니^^ 아니 없다고 하는게 맞을 것이다)
이런 기본중의 기본도 지킬 자신이 없으면
우리는 '황색 저널리즘을 지지한다' 라고 빨리 커밍아웃하라.
괜히 정도언론인척 폼 잡으면서 엄한 사람들 헤깔리게 하지 말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