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목숨이 경각에 달려 있다

드디어 올 것이 왔다.

파병에 대한 찬반양론 속에서 노무현 정권의 선택은 파병이었다.

지난 베트남 전쟁 때와는 달리 우리나라가 파병을 통해 얻는 공개적인

이익은 한미동맹 강화라는 것 뿐이다. 이것은 금전으로 환산할 수 있는

유형적 이익이 아니다. 기본적인 신뢰(가 쌓여 있다고 전제하고)를 더욱

두텁게 할 수 있다는 것, 그동안 흔들린다고 하던 동맹관계를 확고히 할 수

있다는 보이지 않는 이익이 파병을 통해서 얻을 수 있다던 주된 이득이다.

(이라크 재건 사업에 한국 기업을 참가시켜준다는 건 지들 먹고 남은
떨거지 사업을 줄 수도 있다는 거다. 그 이상을 기대한다는 건 내가 볼때
로또 당첨으로 대박을 노리는 것과 별 차이가 없다.)


일반인의 입장에서는 미국이 어느 정도의 압력을 가했는지 알 길은 없다.

다만 상당한 정도의 부담을 주었을 것이고, 그것 때문에 별다른 실익이

없는 파병 카드를 선택한 것이라고 보는 것이 설득력이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노 대통령은 이러한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을 당연히 인지했을

것이다. 국가통수권자로서, 주요 정책에 대한 최종적인 결정권자이자

책임을 지는 대통령이라면 당연히 이에 대한 회의를 했거나, 최소한

그러한 가능성에 대한 보고를 받았을 것이며(대한민국 정부가 이 정도

수준은 되리라고 믿는다), 그렇다면 대비책도 당연히 마련되어 있어야 한다.


지금 하루도 안 남은 판국에 미국의 정보력의 도움을 받겠다고?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고?


국가는 국민의 생명과 자유와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이것이 국가의 제 1의 목표인 것이다. 지금 와서 파병을 철회하는 것이

천하의 비웃음을 살 수도 있다. 하지만 스페인의 예를 보라.

테러 하나로 인해 정권이 교체되었고, 곧바로 철군이 시작되었다.


국가 위신도 중요하지만, 국민 한 사람의 목숨은 그보다 더 중요하다.

국가가 국익을 위해, 그것도 있는지 없는지 존재 여부조차 불확실한

이익을 위해 국민을 보호할 의무를 포기한다면 누가 국가를 신뢰하겠는가?

김선일씨의 케이스가 자신의 케이스로 언제 돌변할지 모르는데 말이다.


애초에 비밀협상이 어렵다는 것은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들이 돈에 환장한 자들이 아니라면, 협상에 쉽게 응할리도 없다.


일단 결과를 지켜보겠다.


지금은 김선일씨가 무사히 귀환하는 것이 최우선과제니까.

미덥지 않지만, 다시 한번 대한민국 정부를 신뢰해보겠다.


by 크로와상 | 2004/06/21 21:12 | diary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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